우주 탐사의 출발점이자 핵심 기술은 바로 ‘발사체’이다. 인류가 지구 중력을 극복하고 외부 우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추진력을 동반한 로켓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발사체 기술은 항공우주공학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아 왔다. 발사체는 구조 설계, 연료 구성, 추진 원리 등 다수의 기술이 복합적으로 통합된 시스템으로, 발사 목적, 운반체 질량, 비행 거리, 궤도 높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류된다. 본문에서는 발사체의 구조적 구성 요소, 연료의 화학적 특성과 동역학, 추진력 발생 원리에 대해 문어체 기반으로 전문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로켓구조
발사체는 일반적으로 추진 시스템, 연료 탱크, 항법 시스템, 페이로드(탑재체), 공기역학 보호막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로켓 본체는 추진력을 생성하는 핵심 구조물이며, 기본적으로 1단 이상 다단 구조로 설계된다. 다단 로켓(multistage rocket)은 중량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되며, 하단부의 1단 로켓이 연료를 모두 소모하면 분리되고, 상단 로켓이 점화되어 남은 비행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각 단은 별도의 엔진과 연료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속적으로 작동함으로써 총 비행 고도와 속도를 증가시킨다. 로켓 구조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나뉜다. 첫째, 추진부(Engine Module)는 연료와 산화제를 혼합 연소시켜 고온의 가스를 분사하고, 이 가스의 반작용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둘째, 추진체 저장부는 탱크 및 공급 라인으로 구성되며, 액체연료형 로켓의 경우 극저온 유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고압 펌프를 통해 연소실에 전달한다. 셋째, 항법 및 제어 시스템은 발사체의 자세를 조정하고 궤도 진입을 유도하기 위한 관성항법장치(INS), GPS, 자이로센서 등이 포함된다. 발사체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량비(Mass Ratio)’이며, 이는 연료 중량 대비 전체 중량의 비율로, 해당 비율이 클수록 더 높은 속도로 우주에 진입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여 경량화 설계가 필수적이며, 알루미늄 합금, 탄소섬유, 복합재 등 고강도 경량 소재가 사용된다. 또한 발사체는 대기권 돌입 시 공기저항과 열 하중을 고려한 외형 설계가 요구되며, 노즐 형상, 연소 압력, 엔진 배치 등이 전체 효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모듈형 로켓 시스템, 재사용 발사체 설계, 수직 이착륙 구조 등 기술적 진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로켓 구조를 단순한 일회성 추진 수단에서 반복 가능한 고부가가치 시스템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연료
발사체 추진에 사용되는 연료는 크게 고체 연료(Solid Propellant), 액체 연료(Liquid Propellant), 하이브리드 연료(Hybrid Propellant)로 구분되며, 각기 다른 연소 특성과 적용 목적을 지닌다. 고체 연료는 연료와 산화제가 사전 혼합되어 고체 형태로 저장되는 방식으로, 단순한 구조와 즉각적인 점화 가능성, 보관 편의성 등의 장점을 갖는다. 대표적인 고체 연료 조합은 Perchlorate + Aluminum + Polymer Binder이며, 주로 군사용 미사일이나 소형 위성 발사체에 활용된다. 반면 액체 연료는 연료와 산화제를 별도의 탱크에 저장한 후 연소실에서 혼합하여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대표 조합으로는 액체수소(LH2)와 액체산소(LOX), 케로신(RP-1)과 액체산소, 사산화이질소(N2 O4)와 히드라진(N2 H4) 등이 있으며, 정밀한 추력 제어가 가능하고 비추력(Specific Impulse)이 우수해 대형 발사체에 주로 사용된다. 액체 연료는 연소 전에 정밀한 공급과 점화 제어가 요구되며, 극저온 연료의 경우 절연 시스템과 증발 손실 방지 기술이 필수적이다. 하이브리드 연료는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조합하여 두 방식의 장점을 절충한 형태로, 구조적 안정성과 제어성 측면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료 선택 시 고려 요소는 비추력, 안정성, 가격, 저장성, 환경 영향 등이며, 국가별·임무별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미국의 스페이스 X는 1단 로켓에 RP-1/LOX를, 유럽의 아리안 5는 LH2/LOX 조합을 사용하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역시 75톤급 액체엔진에 케로신 기반 연료를 채택하고 있다. 미래형 연료로는 메탄(액화천연가스, CH4), 금속 연료(Al-Li 합금), 고에너지 밀도 복합연료 등이 연구되고 있으며, 자립형 연료 생산(ISRU) 기술과의 연계도 활발하다. 연료 기술은 추진 효율뿐 아니라 환경적 지속성, 우주 내 생산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추진력
로켓 추진력은 뉴턴의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 원리에 기반하여, 고속의 가스를 반대 방향으로 분사함으로써 생성된다. 추진력의 크기는 연소가스의 질량 흐름양과 분사 속도의 곱으로 표현되며, 이는 연료의 에너지 밀도, 연소 온도, 노즐 설계 등에 영향을 받는다. 로켓 엔진은 연료의 종류와 추진 방식에 따라 크게 케미컬 로켓(Chemical Rocket), 전기추진(Electric Propulsion), 핵추진(Nuclear Thermal Propulsion) 등으로 나뉘며, 현재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화학추진 엔진이다. 화학로켓은 다시 고체 엔진과 액체 엔진으로 구분되며, 액체엔진은 연료를 연소실로 분사하는 방식에 따라 가압식(feed system), 터보펌프식, 하이브리드식 등으로 세분된다. 고성능 액체 엔진의 경우 연소실 압력은 10~20 MPa에 이르며, 이에 따라 노즐 확장비, 냉각 방식, 점화 시스템 등이 정밀하게 설계된다. 전기추진 방식은 플라스마 상태의 입자를 전기장 또는 자기장으로 가속하여 추력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며, 비추력이 매우 높아 장기 우주 미션에 적합하나, 추력 자체는 낮다. 대표적 예로 이온 엔진(Ion Thruster), 홀 효과 추력기(Hall Thruster)가 있으며, 일본의 하야부사 탐사선, NASA의 Dawn 탐사선 등에서 적용되었다. 핵열추진(Nuclear Thermal Propulsion)은 핵분열 반응을 통해 생성된 열로 추진제를 가열·분사하는 방식으로, 지구-화성 간 유인 탐사선용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각 엔진의 효율성은 ‘비추력(Isp)’이라는 지표로 평가되며, 이는 단위 연료당 발생 가능한 추진력의 시간 단위로 나타낸다. 고체연료는 250~300초, 액체연료는 300~450초, 전기추진은 1000초 이상으로 비추력이 다양하다. 최근에는 재사용 로켓의 등장과 함께 엔진의 내구성, 점화 반복성, 저비용 구조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스페이스 X의 메린(Merlin) 및 랩터(Raptor), 블루오리진의 BE-4, 중국의 YF-100 등이 이에 속한다. 한국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75톤급 KRE-075 엔진을 통해 3단 추진체를 구성하였으며, 향후 100톤급 이상의 대형 엔진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추진력 기술은 발사체의 비용 효율성, 미션 성공률,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며, 국가 우주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로 작용한다.
발사체는 복합적 과학기술의 결정체로서, 그 구조적 설계, 연료 조합, 추진 엔진 기술은 모두 정밀하게 통합되어야만 원하는 우주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와 민간 기업이 로켓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우주 발사는 점점 더 정밀하고 경제적인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의 우주 시대를 준비하는 데 있어 발사체에 대한 이해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인류의 공간 확장에 대한 관문이 될 것이다.